1. 재활치료의 목표 재활치료를 잘해서 집으로, 사회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돌려보내는 것이다. 2. 재활치료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급성기 병원에서는 의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상태를 만들고 재활치료를 시작하되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예후와 남게 될 장애에 대하여 보호자에게 잘 설명하고 향후 치료계획에 대하여 꼼꼼하게 의논하고 추후 관리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재활병원에서는 의학적, 기능적, 사회적 평가를 통하여 환자의 재활치료 이후의 상태 (장애의 유무와 정도, 치료 이후의 거주 등)에 대하여 예측하고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확인한 후 환자에게 필요한 효율적인 재활치료 (치료의 종류, 치료의 정도, 입원기간)를 시행하여 치료 목적에 도달하고, 장애가 고정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현 상태를 분명하게 설명하여 퇴원 후 장애를 갖고 살아가야할 방법과 방향에 대하여 같이 논의하고 찾는다. 요양병원에서는 재활치료를 통하여 장애가 고정되었다고 판단되었으나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의학적 문제가 있거나 기능적, 사회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유지하는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3. 재활치료 이후의 환자의 거취에 대한 예측은 매우 중요 입원 초기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와 요양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환자의 구분은 필수적이다. 환자의 거취에 대한 결정은 증상호전과 남게 되는 장애의 정도보다는, 가족의 환경, 생각과 태도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환자의 가족들과의 인터뷰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가족회의는 가족들의 환자에 대한 태도와 거취를 판단하는 데에 결정적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 재활치료 과정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된다. 입원 초기에서부터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와 요양병원으로 보내야 할 환자를 구별하고 있다. 요양병원으로 보낼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목표를 너무 높지 않게 잡고 있다. 약 3개월 정도의 과정을 지나면서 호전을 보이는 경우에는 조금 더 치료하기도 하나 진전이 없는 경우에는 요양병원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집으로 갈 것이라고 판단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퇴원 후의 생활에 대비하여 꼼꼼하게 계획하게 되므로 치료목표과 치료과정에서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집으로 갈 경우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안심하고 퇴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집으로 방문하여 집의 상태를 파악하고 집수리가 필요한 경우 자세하게 설명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고, 요양보호사 혹은 활동보조인에 대하여 의논하는 것은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일부 보호자들은 집으로 모셔갈 것이라고 하면서 입원기간을 계속 연장시키다가 결국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속았다는 기분 나쁜 불쾌한 감정이 무척 오래 남아 있어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가 생기기도 한다. 직장으로 복귀가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퇴원하여 바로 직장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치료하여야 한다.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퇴원시키고 난 후 환자의 상황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경우 직장복귀과정에서 환자가 겪게 될 신체적, 심리적인 문제에 대하여, 복귀하지 못하여 탈락할 수 있는 상황에 꼼꼼하게 같이 대처하여 주는 것이 직장으로의 복귀에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재활환자의 사회복귀, 무엇이 문제인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다 아는 것이다. 문제는 알고만 있지 실제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제일 문제이다. 그러면 무엇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에 대하여 하나씩 나열해보는 것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재활치료의 목표에 대하여 이야기 하자면, 전에는 환자의 기능을 최고로 좋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였다. 그런데 거기까지이다. 퇴원시키면 그 다음은 없다. 그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환자는 그 상태로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아다니면서 똑같은 치료 즉,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기약 없이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환자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최고로 좋아지게 하는 지에 대하여도 의문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여기서는 그 문제에 대하여 논하고 싶지는 않다. 이 과정에서 재활치료를 잘해서 집으로, 사회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돌려보내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다. 이것이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고 생각한다. 환자 입장에서의 목표라면 물리치료, 작업치료 잘 해주는 것, 많이 하고 오래 해주는 것, 하루 두 번씩 하는 것, 좋은(?) 치료사에게 치료받게 하는 것, 오래 입원할 수 있게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겠고 병원 입장에서의 목표라면 돈이 되는 환자를 많이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목표설정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여태까지 이렇게 지내왔는데 단번에 목표를 바꾸게 할 수 있을까? 환자와 보호자의 무한대의 재활치료 요구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환자와 보호자가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재활치료에 집착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의료비 삭감이라는 무서운 회초리를 들지 않고도 장애를 받아들이고 집으로 사회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고, 운동을 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면 어렵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휠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으나 사회적 합의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너무 나간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재활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역할은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여겨지고 실제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행정적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시작되기 보다는 지역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사례별로 시도하여 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장애가 있으나 집으로 돌아가서 생활할 수 있다면 일찍 돌아가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대하여도 생각해 볼 일이다. 병원의 입장으로도 분명한 목표를 맞춰주면 된다고 본다. 재활환자를 효율적으로 잘 치료하여 집으로 사회로 안전하게 행복하게 보내면 돈이 되게 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수립을 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돈이지만. 그러나 현재 엉뚱하게 필요하지도 않은 재활치료를 하면서 줄줄 새고 있는 의료비를 잘 정리하면 못 할 바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집중해야할 부분이 있다. 효율적인 치료, 여기에는 너무 많이도 아니고 너무 오래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불충분한 치료는 더 더욱이 아니다. 현재까지 집으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데에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 병원 빼고 아무도 안한다. 그렇다고 쥐꼬리만한 인센티브로는 아무도 안할 것은 분명하다. 꿩먹고 알먹고 식의 재활요양병원(?) 경영에서 제대로 된 재활병원으로 전환하고 싶을 만큼의 매력적인 인센티브라면 요양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의 전환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루어 질 것이고 이러한 경우, 집으로 보내는 데에 전력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효율적인 재활치료를 어떻게 판단하고, 환자가 집으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복귀하였다는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된다. 집으로 복귀하여 어떻게 유지하고 살아가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하여도 퇴원 전에 충분히 논의하여 설계해야하는 문제이다. 대부분의 재활병원에서는 퇴원하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기 때문에 유지하기 위한 통원치료에 대한 계획을 세워주지 않는다. 그러나 퇴원 후의 유지하는 치료계획에 대하여 꼼꼼히 논의하는 것이 환자가 집으로, 사회로 복귀하는 데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4. 재활병원 시범사업, 여기에도 디테일의 악마가 존재한다. 시범사업에서 해야 하는 평가를 하다 죽겠다고 아우성들이다. 그래서 거기에 온통 신경 쓰느라고 정작 중요한 시범사업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조차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이 보인다. 우리에게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작하느라고 얼마동안은 어리둥절하고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까 이 또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문제는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각론보다는 총론에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실무자들은 각론에, 병원장들은 총론에 대한 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5. 재활병원 시범사업에 들어온 S005 환자들의 향방을 추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생각된다. 이것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작업일 수 있다. 그런데 시범사업에서는 여기에 대한 부분이 그리 자세하게 평가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여기에 대한 보강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6. 재활병원 시범사업,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각각 따로 운영되고 있다. 연관성이 높은 분야이어서 서로 같이 운영되어야 할 사항이나 주무부처가 각각 달라서 그런지 소통이 되지 않아 각각 따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협력하여 일을 진행하는 노력을 보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7.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바뀌어 버리면 동력을 잃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다. 그래서 재활병원 시범사업에서는 시범병원 당사자들이 동력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별론 돈도 안 되고 귀찮은 일만 많이 있어 다들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이것은 시대의 사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만들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재활병원 시범사업을 잘 만들어낼 경우, 우리나라 의료의 앓는 이인 진료전달체계의 문제를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어서 만들어 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이것이고 또한 여기에 재활의학의 명운이 달려있다는 생각하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찌질하게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해서 등한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하다. 8. 이것은 사족이긴 하지만 그래도 말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 놓아도 잘 운영하지 않으면 만들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이유로,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하거나,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시범사업에서 환자에 대한 재활치료팀의 접근은 환자에 대한 회의로 시작되어지는 데, 이것은 시간적인, 물적인 제한을 받게 된다. 팀 회의를 하지 않고서도 회의를 한 것처럼 기록을 작성 하였다면 시작부터 잘 못되었다고 생각되나 여기에 대하여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실제 200명 이상의 병상을 유지하는 재활병원에서 시범사업에 들어오는 입원하는 모든 환자에 대하여 팀 회의를 하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각의 병원마다 다른 사정이 있을 것이고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장들이 모여 이에 대하여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조율하여 건의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은 시범사업기간 동안에 제일 필요한 일일 것으로 생각된다.